금요일 밤임을 알리듯 바로 옆에 있는 주점에서는 고성이 울려퍼지고 앞에 있는 고깃집은 인도에까지 불판을 내놓았다. 거리의 네온사인들은 저마다 온 몸을 내세워 눈부시게 금요일 밤임을 알리고 있고. 그 사이를 남녀가 뒤섞여있다. 테트리스 맞추기를 하듯, 빈 자리가 생긴 자리는 다시금 찾아든다.
K는 담배를 옥상 바닥에 아무렇게나 비벼끄고 카메라를 들었다.(앞 수정 필요) 카메라로 들여다 본 거리는 앞에서 보는듯 더 선명히 보였다. 카메라에 담고 있는 건 여성뿐이다. 그 외 다른것엔 K는 관심이 없나 보다. 어두운 밤임에도 거리는 밝은 탓에 후레쉬는 없어도 되었고, 옥상은 어두워 들킬 염려도 없을거라 K 는 확신했다. 어둡지 않아도 즐기는데 한창인 이들은 허름한 옥상따위 쳐다도 보지않으리라. K 는 그렇게 생각하고 전혀 꺼리낌없이 카메라를 조정했다.
본래 이런 목적으로 구입했던 카메라는 아니였지만, 어느새인가 K에게 이 카메라는 이런 용도외엔 쓸 요량이 생기지 않았다. 구입할 당시만해도 각종 사진잡지에 나온 사진들을 보며 언젠간 나도 이런 장면 찍으리라 생각하며 주말마다 혼자서라도 출사를 다녔지만, 그것도 한두달.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K 는 포기를 해버린 것이다. 카메라는 한참을 보관만 할 뿐 사용을 하지 않다가 어느날 옥상에서 담배를 물고 거리를 내려다보다 문득 이런 용도로 사용할 생각을 한 것이다. 그 이후로 망원렌즈까지 구입한 K 에게 이것은 몇 안되는 취미가 되었다. 하지만 K는 이 사진들을 어딘가에 팔고 할 생각은 없었다. 어떻게 팔고 하는지도 모를뿐더러 그냥 자기 위안으로만 삼으려하는 것이다. 더구나 다른 사람이 봐도 초보인 것을 대번 알 수 있을만한 사진이였기에 봐주지도 않을지도 모른다.
몇 분이 지났을까.